화산 폭발이 만든 상상 초월 예술 품
화산 폭발이 만든 상상 초월 예술 품
14일 오전 9시 43분, 일본 최대 활화산인 일본 남부 구마모토(熊本)현 아소산(阿蘇山·해발 1592m)이
지상 2000m 높이로 화산 연기를 토했다.화구 주변에 대형 분석도 날아다녔다. 일본 기상청이 오전 10시
10분 '레벨 3' 경보를 발령했다. 화구 반경 2㎞에 출입 통제가 시작됐다.'레벨 3' 경보는 입산 규제다.
이보다 위로는 피난을 준비하는 '레벨 4' 경보와 피난을 실시하는 '레벨 5' 경보가 있다. 일본은 세계
활화산 7%가 몰린 나라다. 국토 곳곳에 활화산이 110개다.그중 세 곳에 이 시각 현재 '레벨 3' 이상
경보가 발령 중이다. 지난 5월 9000m 높이로 연기를 뿜은 구치노에라부지마(口永良部島) 신다케
(新岳) 화산. '레벨 5' 경보로 주민들이 넉 달째 섬 밖으로 피난 중이다. 작년 12월부터 계속 꿈틀대는
가고시마 현 사쿠라지마 화산. '레벨 3' 경보다. 아소산은 이 두 화산보다 보는 사람을 더 바짝 긴장시킨다.
이유가 뭘까. 첫째, 이 화산은 지리적으로 도쿄보다 서울에 더 가깝다. 아소산~도쿄(직선거리 900㎞)보다
아소산~서울(650㎞)이 더 가깝다. "폭발 규모에 따라 화산재가 대류권 위쪽까지 날아오르면, 우리나라
까지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경고다. 둘째, 아소산 꼭대기엔 남북 방향 25㎞,
동서 방향 18㎞짜리 칼데라가 있다. 세계 최대 칼데라 중 하나다. 마그마와 가스가 터져 나오며 내부
공간이 움푹 꺼진 지형이 칼데라다. 이만한 칼데라를 만든 '원인'이 9만년 전 대폭발이다. 1707년
후지산이 터져서 2만명이 죽거나 다쳤을 때 나온 화산 분출물(0.7㎦)보다, 9만년 전 아소산이 뿜은
분출물(600㎦)이 900배 가까이 많다. 그 재가 일본 북쪽 홋카이도(北海道)와 한반도까지 날아왔다.
또 이 화산엔 '파국(破局) 화산'이란 별명이 붙어 있다. 대규모로 폭발했을 때 분출되는 에너지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아소산은 이런 '파국 화산' 가운데에서도 분화구 규모가 가장 크다.
일본에선 이런 대폭발이 1만년에 한 번꼴로 일어난다. 아소산은 20세기 들어서도 몇 차례 분화했다.
1953년 분화로 6명, 1958년 12명, 1979년 3명이 숨졌다. 이후 잠잠하다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이 일대에 지진이 늘었다. 작년 11월 1500m 높이로 화염을 뿜었을 땐 화산재가 인근 오이타(大分)
현까지 갔다.스도 야스아키(須藤靖明) 아소화산박물관 학술고문은 이날 NHK에 "아소산에선
11일에도 소규모 분화가 발생했다"면서 "이번 분출에 마그마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분화 당시 주변에 있던 한국과 대만 등 외국인 관광객 100여명이 대피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 파국화산(破局火山)
파국적인 폭발을 일으키는 화산. 문명 파괴는 물론, 지구적 규모의 환경 변화와 대멸종까지 가져올 수 있다.
일본 소설가 이시구로 아키라가 2002년 ‘사도(死都) 일본’이란 소설에서 만든 표현을 연구자들이 따라
쓰면서 널리 퍼졌다.일본 남부에는 거대한 칼데라(땅속 마그마가 분출하면서 화구 주변이 움푹 꺼진 지형)가
있는 화산이 많이 있는데, 이 정도 칼데라를 만들어내는 화산 폭발이 현대에 일어난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다룬 소설이다. 영어로는 ‘울트라 플리니언(ultra plinian)’이라고 한다. 서양에선 폼페이 멸망을
부른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폭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